12월 초 정하영 김포시장이 각 부서에 보낸 지시 사항과 관련 일부 언론들이 동시 다발적인 비판기사를 쏟아내자 이들 언론의 보도 행태에 정 시장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정면으로 반박, 이에 발끈한 기자들 사이에서 시장의 대 언론관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한동안 날선 대화가 오가는 불협화음이 연출됐다.
최근까지 일파만파 기자들과 공직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일부 언론에 대한 정시장의 일명“찌라시”발언에 대해 이 자리에 동석한 기자로서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한다는 생각에서 이날 상황을 상기해보고자 한다.
“찌라시”논쟁으로 번진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간 며칠 후 몇몇 기자가 조촐한 저녁 자리를 마련 시청 관계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던 중 이 사실을 전해들은 정 시장이 지나는 길에 들렀음을 밝히고 동석했다.
마침 정 시장은 다음날 예약된 건강진단 관계로 음식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이런저런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기자가 입을 열었다.
“소통을 중시하는 시장님이 기자들의 비판기사를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혹시 거북하지는 않은지...”
질문을 받은 정 시장은 문제가 된 내용과 관련 바로 몇몇 기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게 기사 입니까? 펙트를 정확히 알고 써야지, 완전‘찌라시’수준입니다.”망설임 없이 작정한 듯한 발언에 마주앉아있던 B기자가 발끈하며 “20여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한 언론인이 지적한 보도에 대해‘찌라시’라고 말씀하시면 안 된다”라며 언성을 높혔다.
정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당사자가 앞에 있다고 해도 내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한동안 날선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긴장감이 흘렀다. 이후 화제를 돌리며 서먹함을 뒤로하고 어설픈 미소와 함께 정 시장은 먼저자리를 떴다.
시장이 분명한 방침과 계획을 지시했음에도 무늬만 바뀐 채 관철시키려는 일부 부서와 사업의 추진이 불명확함에도 마치 결정된 사안인양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를 지양하고자 내린 지시를 언론이 사실을 왜곡,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정 시장의 의중을 엿볼 수 있었다. 억울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공문 자체만을 놓고 볼 때에 초록은 동색을 떠나 기자들의 지적이 크게 잘못됨이 없음을 말하고 싶다.
표현 방법에 있어 정 시장은 정곡을 찌르지 않는다. 에둘러 우회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다소 추상적이며 많은 것을 생각해서 판단해야하는 어려움이 수반된다.
법의 잣대로 판단해야하는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된 시장의 지시사항 역시 기자들이 보는 시각에서는 비판적으로 충분히 다룰만한 기사다.
민선7기 출범 후 채 6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정 시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초리가 마냥 곱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허가과 폐쇄로 인한 민원인들의 불편함을 시작으로 6개월이 다가도록 진척 없는 대형프로젝트에 40여명의 도시공사 직원들은 일손을 놓은 채 혈세만 축내고 있다.
더 이상 김포에는 공장이 필요 없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는 정 시장의 생각과 비례하여 7천여개가 넘는 관내중소기업의 육성정책은 별반 보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만 가는 각종 규제와 더불어 대안 없는 단속 위주의 행정에 최저 임금제와 맞물려 각종 경제지표는 빨간불인 가운데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은 울고 있다.
“평화는 밥이다”라며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먹거리 찾기에 나선 정 시장의 행보는 언제나 중앙정부보다 앞서간다는 느낌이다.
지도자가 바뀌어도 정년은 철밥통이고 연금은 보장되니 공직자의 복지부동은 개선되지 않은 채 예나지금이나 다름없이 맡은 일 뒤로 밀고, 법규에도 없는 조항 들이대며 몸조심에 들어가니 청렴도는 올라갈지 모르나 비난의 목소리는 부메랑으로 돌변해서 시장에게 날아간다.
아는지 모르는지 쓴 소리 던지는 제대로 된 참모하나 보이지 않으니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은 지도자를 바라보는 언론마저 손바닥 비벼대며 용비어천가만 불러줄 수 없지 않은가?
아시아일보 이심택 기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