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의원 여러분들이 만장일치로 토론 없이 이 사안을 부결시킨다 하더라도 저는 거기에 동참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발의한 조례를 제가 부정하는 이중적 행동에 대한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오늘 저의 모순된 행동이 김포시의회 단합과 품격을 높이고 향후 보다 진전된 관련 제안이 다시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8일 김포시의회 제15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 ‘김포시 난민조례안’을 발의했던 정왕룡 의원은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재적의원 전원 찬성으로 토론 없이 폐기하는데 동참했다.
이날 정 의원은 자신이 발의, 통과됐던 조례안 폐기와 관련 동료의원을 비롯한 집행부 및 언론에 섭섭한 속내를 비추며 날을 세웠다.
”광야에 던져진 어린 아이의 손을 모두가 외면했다”는 투의 정 의원의 발언은 장내를 숙연케 하는 모양새를 갖추기에 충분했다. 일제 강점기시절 나라를 잃어버린 서러움에 수모를 겪으며 이들을 피해 만주 벌판을 헤매던 또한, 6.25동란을 통해 참담했던 우리의 역사를 뒤집으며 아픈 구석을 찌르는 정 의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본회의장에 참석했던 모두는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질 만 했다.
누가 보더라도 정 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비인도적이며 정상인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서는 그만이 인도주의자였고 평화주의자였다. 유영록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물론 유영근 시의회의장도 정 의원의 칼날을 비켜나가지 못했다.
언론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정 의원의 주장에 세 차례나 반대 논리를 펼쳤던 기자 역시 에둘러 한방 먹었다.
이날 정 의원은 기회가 있으면 격에 맞는 난민조례안을 수정 제의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불씨를 살려 놓았다. 제발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포시의회는 정 의원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모양이다. 중앙정부와 대립의 각을 세워가며 정 의원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김포시는 너무나 작고 초라하기에 인도주의자가 될 수 없음을 차라리 원망하는 편이 보다 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김포시의회 또한 이번 일을 기화로 김포의 실정을 감안치 않은 채 의원들만 야합하면 초법적인 어떠한 조례도 가능하다는 발상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현실을 명확히 직시, 의원이 발의 통과된 사안이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新亞日報 이심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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