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온 나라를 강타해 국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25일 현재 안타깝게도 확진 환자가 180명이고 2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격리자도 한 때 1만명이 넘었고 애꿎은 당사자들은 집에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단 1명으로 시작된 병이 급속하게 퍼진 이유로 질타 받고 있다.
정부는 첫 환자 발생후 13일만에 첫 합동 점검회의를 여는 느림보 행보를 했다.
좀 더 일찍 심각성을 깨닫고 대처했더라면 환자 한 명이 80명이나 감염시키는 참사도 없었을 것이다.
또 국민의 건강 측면에서 만에 하나라는 위기의식과 발빠른 방역 행정을 했더라면 아까운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메르스를 초기에 못잡은 결정적 원인은 병원 공개를 주저한 것이다.
이는 정부의 리더십 부재다. 병원 공개는 국민혼란과 병원경영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문제다.하지만 최우선인 국민 건강을 위해선 빨리 공개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지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는 지도자는 없었다.
대통령도 있고 장관도 버젓이 있는데 그런 결단이 나오지 않았다.
여당의 서청원 최고위원이 정부에 책임을 지는 자가 없다고 질책한 이유다.
너무도 무사안일하고 무책임한 리더쉽 부재 정부다.
급기야 지난 19일 한 변호사가 정부를 상대로 의무를 방기했다고 '부작위 위법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해 국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일부 시민의 공동체 의식 부족도 병의 전파에 한 몫을 했다.
최초 환자의 사우디 방문과 또 다른 환자의 감염병원 방문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면 초기에 병을 잡을 수 있었다.또한 자가 격리자의 일탈행위나 증상이 있는 공무원이 공무를 보면서 일상생활을 버젓이 한 행동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와 함께 사건이 터지면 필요이상으로 과잉반응하는 우리의 민낯도 드러났다.
정부가 비록 불신을 주었지만 전문가의 의견도 무시하는 과잉 행동들이 나타났다.환자 1명이 나온 순창지역 농산물이 팔리지 않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다.
농민들은 메르스와 농산물과는 의학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외면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소비자들의 과잉반응 자제와 이성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타격은 국가경제 위축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국가 경제손실이 10조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7%에서 2.8%로 대폭 낮췄다. 전염병은 병 하나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국가 경제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준다.정부가 우왕좌왕하고 국민들도 과잉 반응을 보이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제일 어리석은 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짓이다.
하지만 다시 소를 잃지 않으려면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이런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확립하고 우리에게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권오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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