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는 저에게 맡겨진 운명의 바다로 나아갑니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험난한 바닷길이더라도 저를 요구하는 당과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던지겠습니다”
지난 4일 오후 김포시민회관 다목적실. 50여명의 지지자들과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욕의 세월을 보낸 김포와 이별을 고하는 유정복 장관의 목소리는 차라리 울부짖고 있었다.
20년 전 약관의 나이로 김포와 인연을 맺은 그는 김포시민의 절대적 성원에 힘입어 지금에 이르렀다. 그의 말대로 자신을 키워준 김포를 떠나가는 배경에는 "나라와 당을 위해 역할을 해 달라는 거센 회초리가 온 몸을 피멍들게 하고 있다"고 밝혀 본인의 의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 했다.
수도권 빅3 중 한곳인 인천시장 출마는 박근혜 정부를 출범시킨 당사자 중 한사람으로서 어쩌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 요인과 맞물려 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숙명이었을 거라는데 굳이 이견을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김포는 유 장관의 정치적 비중과 비례하여 그가 떠남으로서 정치적 공황상태에서 당분간 미로를 헤멜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유 장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김포시민들의 기대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울고 웃으며 지역 발전이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떠났다. 박수로 보내기엔 지나온 2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김포시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유 장관이 이별을 고한 이날 새누리당 당원들은 유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와 관련 입장 정리를 한 바 있다.
유 장관은 김포를 배신하는 배신자로 전락할 것이며, 주민의 정서는 봇물 터지 듯 불만이 고조될 것이다.
이러한 배신감은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배신감으로 발전될 것이며 김포시 조직이 와해되어 각종 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할 명분 약화로 박근혜 정부에도 치명상을 줄 것이다.
유 장관의 차출을 무조건 철회하라는 이들의 공허한 목소리는 일부 여성 당원들의 흐느낌과 어우러지며 떠난 자와 남은 자 사이에서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시간이었다.
新亞日報 이심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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