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행정부 장관실을 찾은 지난 17일 오후 퇴근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장관실은 미쳐 결재를 받지 못한 직원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온종일 찌푸린 하늘과 오락가락 하는 빗줄기 덕인지 밖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는 기온이었으나 청사 안은 후덕지근 했다. 청내가 덥다고 말하자 원전 사고 이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 하라는 장관의 지시에 따라 지금까지 한 번도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좌관이 귀뜸 한다. 1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유정복 장관을 만날 수 있었다.
청내에 있는 구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북어국을 곁들인 소찬과 와인 한잔을 따라놓고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는 중 20년 전 김포에 초임 관선군수로 발령 받아 지금이 있기까지 김포시민들의 성원과 격려를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로 유 장관은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김포로 발령받아 초대 민선군수를 시작으로 김포 최초의 3선 국회의원, 2번의 장관에 오르기까지 자신을 믿고 도와준 김포시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낀다며 운을 띄웠다. 지금도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김포시민들을 늘 기억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김포시정 전반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토해냈다.
유영록 김포시장과 관련, 비록 당은 다르지만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음을 피력하며 김포시가 기대하는 모든 분야에 최대한의 협조를 하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도 당연히 협조 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김포시 공직자들의 마인드 부족과 일에 대한 욕구가 타 시·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부분이 가슴 아프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예로 자신을 만나려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수많은 인사들이 자신을 찼고 있으나 쉽게 시간을 쪼개기가 여의치 않음을 밝히면서 그래도 만나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치단체장들을 보면 인지상정 인지라 돕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말로 에둘러 답을 대신했다. 많은 애기가 오간 이날 2시간30분에 걸친 기자와의 만남에서 유 장관의 끝없는 김포사랑을 엿 볼 수 있었다.
말미에 유 장관은 김포시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국가의 안전과 행정을 맡고 있음에 지척에 두고도 김포시민들을 자주 찾지 못함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 안전은 물론 수시로 대통령과 많은 부분에서 소통과 보좌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쉽게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이 또한 김포를 사랑하는 일부분으로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협조를 구했다.
악수를 하며 헤어지는 과정에서 비서가 엘리베이트 문을 열어주려고 하자 기자에게 걸어 내려 갈 것을 권유하는 소소한 부분으로부터 유장관의 철저한 나라 사랑 실천의 단면을 보며 내려오는 차중에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신아일보 이심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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