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만나라 왔다" 청사 2층에 위치한 직소 민원실, 시장실과 마주한 이곳은 언제나 많은 민원인으로 북적된다.
관계 부서에서 법적 검토가 끝난 사안들이 한번쯤 걸러 가는 곳이 돼버린 지금, 정무직인 김모 실장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지방자치제 이후 시민들이 행정기관을 바라보는 시각이 옛날과는 판이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적지 않으나 90%이상은 떼법이 통할 것이라는 억지 주장에 가끔은 고성이 오간다.
모든 사안들이 시장을 만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시민 의식이 팽배한 현실에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관내 공식 행사는 물론이고 난립한 군소단체들은 크고 작은 행사에 시장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고 시장 또한 이들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렵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기에 마지못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형국이다.
임기 내내 애경사 챙기기에 정작 시의 큰 그림은 뒷전이다. 이렇듯 많은 이들과 접촉해야 되는 입장에서 시장은 소소한 일들과 개인적인 정보까지 챙기지 않으면 언제 바보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 연출된다.
시장실을 가끔 들러보면 대형 탁자위에 민원서류를 비롯한 결재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밤새 뒤척거려도 그 많은 서류들을 일일이 제대로 보고 싸인 하기란 신이 아니면 불가능 하리라 판단된다.
이러한 일들로 하여금 시장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상대적으로 시청 간부들의 방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 한마디로 유영록 시장의 행정 스타일에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권한과 책임을 독식하고 있는 현 구조로서는 청내 간부들의 운신폭이 전혀없다는 볼멘 목소리다.
이들은 행정은 부시장이하 국. 과장에게 일임하고 대 내외적으로 굵직한 현안만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현실에서 소소한 일까지 시장이 참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모든 사안에 시장이 참여함으로서 부시장이하 시청 간부들의 위상 정립은 요원해지고 있다는 내부적 불평이 극대화 되고 있다.
시민들조차도 시장이 참석치 않는 대소사는 불평불만으로 가득하다.
혹, 청내 간부들이 시장대신 참석했다가 행사 주체에게 핀잔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될 수 있으면 서로가 이러한 자리를 피하려고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무엇인가 트레이닝이 잘못됐다. 시청 간부들이 배석한 시장과의 대화의 자리는 상대방의 질의에 줄곧 시장답변 일색이다.
간부들은 조금은 공부하지 않아도 되고 덜 긴장해도 되는 형국이다. 시 간부들은 모든 사안에 있어 결정 권한이 없다보니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
가만히 있어도 봉급은 제때 나올 것이고 일안하면 책임도 그만큼 적어진다. 복지부동을 떠나 완전 낙지부동이다.
그래도 6급이하 공직자들은 사무관 진급에 있어 우위를 점하고자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사무관 정도 되면 일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요직으로 불리우던 몇몇 부서도 인기가 없다. 열심히 일해도 보장 해주는 이가 없단다.
도시철도를 비롯한 씨네폴리스 등 김포시의 굵직굵직한 현안은 산 넘어 산인데 언제까지 작은 일에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유 시장은 지금쯤 뒤돌아 볼 시간을 갖고 한번쯤은 고민해 보아야 할 싯점이라는 뜻있는 많은 인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고 보면 시민들 역시 사적인 것에 가까운 소소한 일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는 지금부터라도 지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신아일보 이심택 기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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