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는 가부 동수일 때 행사하는 결정권이다. 한 표가 위력을 발휘한다. 양쪽이 싸우면 가만있어도 어부지리가 굴러 들어온다. 김포시의회 무소속 1표의 캐스팅보트가 시의회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
임기 후반기를 맞은 김포시의회는 시작부터 한 달 째 파행중이다. 다수당인 민주당과 무소속만 회의에 참석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참하고 있다. 불참 원인은 민주당이 부의장직을 무소속에 준 것에 대한 반발이다. 새누리당이 부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소속이 부의장을 차지한 것은 캐스팅보트 덕택이다. 1명의 무소속을 끌어들이는 당이 의장을 차지하고 특위에서도 과반수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포시의회에서 무소속 1표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4명과 새누리당 3명보다 무소속 1명의 힘이 더 쎄다. 어떻게 보면 1표가 7표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 표의 등가성으로 볼 때 7표를 준 시민들은 어이가 없고 무소속에 매달리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처신에 혀를 차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대의 표출에는 민주당의 잘못이 크다. 무소속을 끌어들여 수의 우위를 확보해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독선이다. 각 의안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하면 되지 미리 과반수를 확보해 놓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합의가 어렵다고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 새누리당을 지지한 시민들의 대의도 존중해야 한다. 다수당은 의정을 원만하게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기에 타협과 양보를 통한 상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과거 3대 의회때 의장은 한나라당, 부의장은 민주당으로 별 문제없이 의정을 운영했었다. 역지사지 할 일이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자리 욕심에 중구난방으로 나서 파행을 자초했다. 통일된 의견도 없이 제각기 의장단직에 나서고 요구를 안 들어 준다고 시작부터 불참하는 것은 의원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참석해서 당당하게 주장을 하는 게 정도다. 다수당의 권리를 존중하고 도리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의정 보이콧을 계속할 것인가. 그렇다면 무노동 무임금을 감수하고 월급을 반납해야 한다.
이번 자리를 둘러싼 정당간 대립은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들 대부분이 폐지를 찬성하는 정당추천제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정당 소속이 아니라면 의원들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야합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정파적 이익추구가 무소속 1명에게 칼을 쥐어 준 것이고 그것에 휘둘린 것이다. 김포시의원들은 이제부터 정당 소속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선서문대로 오직 시민과 지역발전만을 위한 의정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넓은 세상이 있는 것을 모르고 우물이 전부고 우물수준이 최고인 줄 알고 사는 우물안 개구리 의회가 없을 것이다.
경기매일 권오준 부국장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