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민들의 오랜 숙원이던 한강철책선의 지난 9일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40여년만에 철거되는 철책선 제거는 한강과 더불어 삶을 영위해 온 김포토박이들의 애증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추억의 일부분이어서 근동에 살았던 기자의 감회는 더욱더 남다르다.
민족의 북단에서 비롯된 서글픈 현장으로서 지난 6-70년대 북의 무장공비 침투 루트였던 이 일대는 아군과 무장공비의 교전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던 곳으로 국가안보와 관련 섬특한 모양새와 흉직함을 가슴에 안은채 우뚝서 있던 이 철책선은 김포시민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가슴 아픈 역사의 산물이었다.
지난날 철책선이 없던 어린시절 한강변 나룻터엔 숭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지천으로 풍부해 제방 아래위로 풍류를 좋아하던 어른들이 돗자리 깔아놓고 막걸리 잔이라도 귀울이던 쉼터였고 아이들에겐 고기잡이와 더불어 여름이면 옷을 팽개친채 벌거벗고 진흙을 몸에 잔뜩 바른채 물장구치며 뛰어놀던 훌륭한 놀이터였던 곳이다.
초․중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은 반공교육을 시키며 북쪽의 무장공비들이 밀물때 빨때하나면 수분내에 서울까지 침투할 수 있다며 한강하류인 이 일대에 대한 경각심을 수시로 일깨우며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자가 있으면 인근 파출소나 경찰서에 신고할 것을 조회시간마다 강조했던 시절도 있었다.
추억 서린 이곳이 40여년만에 시민들의 품에 다시 돌아왔다. 김포시와 관할 군부대인 17사단은 1차로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 서울시계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대교지점(1.3㎞) 구간부터 철책제거 작업에 들어갔으며 2차로 일산대교(8.4㎞) 까지의 구간은 연말 안에 철거될 계획이다. 국비와 시도비 4백23억원이 투입된 이곳에 군은 철책이 제거된 1차 구간에 경계보초시설과 수중감시장비, 탐조등, CCTV, 상황실 등 보안시설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한반도에 변화의 물결이 보이기 시작한 2001년 김포시의 요구로 검토되기 시작한 철책제거사업은 2008년 군과 합의각서를 교환한 뒤 예산문제로 피일차일 난항을 거듭하다 최근 예산 확보를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모쪼록 김포시는 수십년만에 시민들의 품에 안긴 이 일대를 주민들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 보다 나은 계획과 밑그림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를 기대하며 김포시민의 간절한 숙원이었던 철책선 제거에 심혈을 기울인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김포시민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신아일보 이심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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