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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고발로 학교와 학부모 갈등

등록날짜 [ 2011년06월02일 00시00분 ]

초등학교의 시설물에 낙서를 한 학생들을 고발한 학교와 교육적으로 무리한 처사라고 항의하는 학부모가 갈등을 보이고 있다.

갈등은 사고를 친 학생들에 대한 훈육방법을 둘러 싼 규범적인 교육자와 교화적인 학부형간의 입장차이로 일어났다.

지난 3월 중순 김포시 ㅍ초등학교에서 건물의 벽, 기둥, 벤치와 주차된 승용차에 스프레이를 뿌려 재물을 훼손한 일이 발생했다.

학교측은 경찰에 신고했고 학교에 설치된 CCTV 분석을 통해 중학교 1학년 학생 3명을 용의자로 가려냈다. 경찰서 강력팀은 사건을 입건하고 학교에서 제공한 연락처로 지난달 말 학부형에게 사건을 통보했다.

갑작스런 경찰의 연락에 깜짝 놀란 학생의 어머니는 “철없는 아이들의 일인데 학교가 경찰에 의뢰하기 보다는 보호자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상의를 해 주는 것이 교육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어린 학생들의 문제를 사법적으로 접근한 학교의 조치에 대한 불만이다. “더우기 아이들이 올해 그 학교를 졸업한 학생인데 너무 섭섭하다”라고 말했다.

한 교사는 경찰의뢰보다는 학부모에게 연락해 협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으나 교장 등 관리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수학여행을 간 학교장을 대신한 오모 교감은 “이런 일이 처음 발생했고 내용으로 보아 성범죄인의 소행으로 의심돼 경찰에 신고했다”며 “나중에 경찰이 해당 학생들로 추정했으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학부모들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라고 애써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처벌은 원하지 않았으나 시설물과 차량피해가 200여만원이 발생해 학생들이 다시 이런 일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는데 경찰 조사의 의미를 두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생에 대한 교육지도에 직접 나서지 않고 이를 경찰로 떠 넘긴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 교감은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교가 나서서 상의하지 않은 것에 섭섭해 할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 못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연락해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일보 권오준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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