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반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지난 25일 유영록 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관내 인터넷이 온통 난리법석이다.
도대체 대안은 보이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비방 일색이니 속 모르고 점잖은 이는 댓글 달기도 쉽지 않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전철도 좋고 중전철은 더욱 더 좋고 비행기 타고 다니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정치 못한 조상 탓에 호주머니 비었으니 하늘에다 상소판이라도 내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쉬운 형국은 아닌 듯하다.
난형난제다. 어느 정치인은 경전철을 주장하고 어느 정치인은 중전철을 고집한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으로 패가 갈려 양쪽 지지자들은 인터넷에 때를 만난 듯 춤을 추며 막말을 새까맣게 토해낸다.
비난과 비방으로 상대방을 무지막지하게 짓밟는다. 그러고도 천연덕스럽다.
이들 대부분은 색깔이 뚜렷하다. 이 쪽 아니면 저 쪽이다.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이는 득 되는 쪽 발목 잡고 백성의 이름으로 중전철을 토막 낼 기색이다.
어떤 이는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한다. 싸움이 일어났는데 말리는 사람은 눈 씻고 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갈 길은 먼데 노자는 없고 원치 않는 옆 뜰 파니 초가집, 기와집 많이 생겨 쪽배 한척 굴러 들어오니 이번에는 사공이 많다.
자고나면 우후죽순 착하디착한 백성 이름 빌려 도토리 키재기하듯 고만고만 사람들은 왜 그다지도 많은지 화장 베껴 놓으니 그 인물이 그 인물이다.
고픈 배 주려가며 고이 길러 한양에 보냈더니 정승판서 하느라고 뭐 그리도 바쁜지 민심 동요 막으려고 지역현에 하사금 몇 푼 쥐어주며 가타부타 지금까지 말이 없다.
한마디 하면 무엇인가 돌파구가 마련될 듯 싶은데 그 양반 참 모질기도하다.
쉬는 날 내려와서 무언가 보여주겠지, 기다림에 지쳐 부모형제 눈알 빠질까 걱정된다.
부모형제 편안하게 쪽배는 위험하니 큰 배로 모신다는 사공은 길을 잃은 듯 약속한 시간에 선창에 배를 제대로 대지 못할 것 같다.
허리춤 엽낭 속 들여다보니 노자는 형편없이 모자라고 뱃길 좁아 작은 배만 갈 것 같은 느낌인데, 철없는 손님들은 큰 배를 고집하며 뒷일 걱정 전혀 없이 사공만 나무라니 약속된 인연인지라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있지만 기운이 없어 보인다... 비바람은 몰아치고 천둥번개는 귀를 뚫고 파고는 높아지는데 수원성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어려운 조건만 제시한다.
속사정도 모르는 채 서울 나루터는 제 등치에 맞춰 몸짓 불려오면 고려해 보겠다고한다.
외상값이라도 받아서 노자에 보태려고 하니 외상 진 놈은 나루터 숫자만 세고 앉아 딴청만 부린다.
바람 부는 언덕위엔 녹색깃발, 노란깃발, 파란깃발 휘날리고 녹색장군은 사공 되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데 속력이 시원치 않다.
노랑장군은 긴 칼 옆에 차고 서울나루터에 직접 대지 않으면 25만 대군 선동하여 회군하겠다고 연일 호령하는데 계급장 없는 녹색대장군은 누구를 찾는 듯 먼 곳만 응시한 채 노 젓는 아군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다.
언덕 너머에 누군가 올 것 같은 느낌이다. 또렷하진 않지만 검정말 한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파랑대장군이 별 하나를 반납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어깨에는 김포백성이 달아준 별만 보인다. 별 위에 먼지가 수북하다. 누군가 닦아주어야 할 것 같다.
매우 지쳐 보인다. 떠날 때 가져간 수백만의 말이 보이질 않는다.
무. 배추와 버무려서 다 묻었단다. 때가 적절치 않았던 모양이다. 녹색 대장군이 지긋이 감은 눈을 치켜뜬다.
드디어 상대가 언덕너머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약점을 많이 아는듯하다.
허리띠를 잡을 것 같다. 아니, 나팔을 불어댈 것 같다. 백성의 이름으로...
노랑장군이 가끔 써먹는 수법이다. 파랑 대장군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전투에는 이력이 났다.
연고 없는 반도뻘 전장에 나가 단 1패뿐이다. 일주일만 휴가 다녀오면 녹색. 노랑대장군은 그의 적수가 안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 결전은 그리 호락호락 할 것 같지도 않다.
천당아래 분당전투에서 녹색 천왕이 영토를 확장했다.
커다란 녹색깃발이 보란 듯 펄럭인다. 이에 고무된 듯 중전철로 중무장된 녹색대장군과 노랑대장군이 힘을 합쳐 파랑대장군의 판서시절 조정에서의 활약을 들고 나오올 수 있음이다.
쪽배 떠난 후의 활약상을 가지고 전투에 임할 태세다.
김포에서 완장차고 세종대왕 만나러 간 것도 파랑대장군의 허점이다. 노련한 두 장수가 이 허점을 놓칠 리 만무하다.
파랑대장군도 할 말이 많다. 경기부두, 서울부두까지 도착도 못한 배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나루터 숫자 세고 있는 놈하고 합의도 못 본 주제에...
한편으로는 이해가 갈 만도 하다. 조정에서는 진작부터 국토부, 정판서와 도착만 하면 도장 찍기로 약속이 다 되어 있건만 알아주는 이가 없단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이웃동네 뱃고동 소리에 신경은 날카로운데 여의도 나루터에 입성하려는 대장군들의 혈투는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시작될 것이다.
수원성과 파란 기와집도 있다. 힘 있는 곳이다.
녹색장군은 여기에 희망의 불씨를 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쌍한 민초들은 오늘도 아우성인데 반도의 철갑선은 아직도 설계중이니 언제쯤이나 고동소리 들어 보려나 힘 있는 자들의 고견을 듣고 싶은 백성들의 물음표다.
신아일보 이심택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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