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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계준> 민주당이 주축이 된 지하철시민단체를 우려한다.

등록날짜 [ 2010년11월11일 00시00분 ]

“배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도로 그 배를 돌려놓으라고 하세요. 형님은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김포 고가 경전철 반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후배에게서 격앙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정치권에서 지하철관련 시민단체를 만든다고 하는데 왜 방관만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당적을 가진 인사가 본인을 찾아와서 “지하철관련 시민단체를 구성하려고 하니 참여해 달라.”라고 했을 때 나는 “아직 김포시에서 지하철 연장에 대한 타당성 조사 결과나 입장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때가 이르며 현재 민주당사람이 중심이 되어 모임을 만들려고 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단체가 구성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순수한 시민과 시민단체가 많이 참여하고 김포시민의 호응 속에서 천천히 모임을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하며 “시민단체는 김포시장이 중전철 공약을 제대로 지키는지 감시하는 일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포시민의 지하철 염원을 결집하기 위하여 시민단체를 만든다는 뜻은 좋으나 인원구성과 시기와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반시민이 주축이 되고 ‘고가 경전철 비대위’에서 활동하던 시민이 부담 없이 참여하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할 것 없이 김포의 전 시민을 아우르는 모습이 되어야만 진정한 ‘범시민’ 단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도시철도를 관장하는 중앙부처에 김포시민이 한목소리를 내는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김포시민을 대표하는 선출직공직자는 김포시민의 염원을 등에 업고 김포시민이 원하는 도시철도를 조속히 이끌어 오는 일을 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범시민 김포시지하철추진위원회’ 창립식에서 박종우 전국회의원은 “서울 지하철 김포연장은 대회나 구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김포는 인구와 입지조건, 예산문제로 지하철건설의 투자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9호선이 정부지원이 신통치 않아 서울시의 출혈이 크다”고 했고 “20㎞를 연장 할 경우 2조 6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이 사업은 당을 떠나 시민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에 우리는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난 8월31일, 김포포럼에서 유영록 시장도 말하기를 “지하철관련 시민단체는 순수한 시민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했었다.

그런데 민주당지역위원장이 대표로 있고 거의 민주당사람이 주축이 되며 일부 다른 인사가 참여한 조직 단체가 어떻게 범시민단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혹시 유영록 김포시장이 주장하는 9호선 연장이 힘들어진 것은 아닌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한 활동은 아닌가? 주변에서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비록 나만의 걱정은 아닌듯하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지하철을 요구하는 시민은 고가 경전철을 막기 위하여 플래카드를 들고 아스팔트 길로 나섰다. 지금처럼 시민회관에서 창립식도 없었고 기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주동자도 없었다.

“너무 늦었어, 이제 와서 저러면 뭘 해?” 일부 시민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 지하철을 요구했다. 시민 대다수는 시큰둥했고 정치인은 함구했다. 누구도 고가 경전철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 내는 선출직의원은 없었다.

6‧2 지방선거라는 정치의 계절이 다가와서야 비대위 주변에서 사진 찍는데 동참하려는 정치인이 있을 뿐이었다.

여러 곳으로부터 많은 비난과 핍박을 받아오며 1년을 넘게 투쟁을 한 결과, 당시 유정복국회의원이 “고가 경전철이 아닌 지하 경전철로 건설하겠다.”라는 것을 이끌어낸 것은 정치인이 아니고 순수한 시민의 힘이었다.

‘경전철결사반대’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아파트 베란다에 걸었다고 형사고발을 당한 것도 시민이었고 호주머니를 털고 가래떡을 팔아가며 자금을 모은 것도 시민이었다.

◦ 고가 경전철 반대집회

◦ 고가 경전철 반대 범시민 서명운동

◦ 고가 경전철 반대 주민투표 요구

◦ 고가 경전철 관련 행정소송

◦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 감사청구

◦ 경전철관련 토론회 개최

◦ 고가 경전철 반대 홍보용 신문제작 및 배부

◦ 고가 경전철반대 차량 스티커제작 및 배부

◦ ‘경전철결사반대’ 현수막 세대별 게시

◦ 경전철 차량 전시회장 1인 시위

◦ 의정부‧용인 고가경전철공사 사진 전시

◦ 아파트 알뜰 장터 고가 경전철 반대 주민홍보

◦ 고가 경전철 관련 각종 기자회견

미쳐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의 많은 일에 시민은 힘을 모으고 불철주야 노력했다. 김포시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도시철도를 꼭 이룩하기 위하여….

김포리, 히든카드, 센스, 우공이산(도호성), 울산바위, 올드보이, 썩세스, 빵사랑, 삼프로, 원맨밴드, 네비게이터, 장기동 아놀드, 금강산…….

인터넷카페에서 불리던 이름과 수많은 시민, 고가경전철 반대집회에서 아무 대가 없이 오로지 김포시민의 여망을 위하여 정열적으로 활동하던 그들이 주역이었다.

비대위가 해산되고 그들이 활동하던 카페에 누군가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의 남은 일은 당선된 후보가 제대로 중전철공약을 추진하는지 감시하고 채근하는 일입니다.”

강계준(前 김포 고가 경전철 반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

편집부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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