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영록 김포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브리핑 자리에서 공직자의 능력을 강조했다. 불편 없는 주민들의 삶을 위해 외부 기관과 연계한 공직자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유 시장이 그동안의 시정 경험에서 유·무형의 업무가 생각보다 크고 깊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정을 펼친 3개월 동안 무성했던 뒷말 가운데 유독 거슬리는 것은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유 시장이 벌인 뚜렷한 일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9호선 연결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시민소환을 벌이겠다는 협박 같은 말도 난무한다.
하지만 도시철도와 시네폴리스는 서두른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메워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여전히 '중앙부처의 판결'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김포시는 그 동안 신도시 발표 이후 오랜 시간 시민들의 응축될 대로 응축된 변화의 욕구와 함께 여전히 마음 놓고 질주할 수 없는 시정이 만들어 낸 거대한 협곡 사이를 민선 5기 들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옳다.
그래서 취임 이후 줄곧 시험대를 거쳐 왔다면 앞으로 불편하고 위험이 내재된 국면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하는 것이 유영록 시장에게 던져진 첫 번째 과제요, 김포시의 지속가능한 창조도시로 가는 약속이 숙명일 것이다.
때론 지난 6·2 선거에서 김포시 민심이 젊은 시장을 선택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해본다. 김포시민의 진정과 원망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반영된 순도 높은 선택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출처가 분명치 않은 회오리바람에 아직 준비가 덜 된 민심이 이어지면서 만들어 낸 의외의 결과인가.
이미 유영록 호는 망망대해에 올라 긴 항해를 시작했지만 유영록 시장을 탄생시킨 그 원천이 무엇인가를 시민들은 따지고 확인하는 일이 아주 유효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 첫 걸음마라 할 수 있는 100일을 갓 지나 불안하고 위험천만한 길을 걷고 있는 유영록 호의 뿌리를 흔드는 것도 어쩌면 시민들은 시장의 생명력과 같은 김포시의 진로 및 희망을 타진하는 일과 무관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3개월 동안 매긴 점수가 여론의 따가운 질책뿐이었다면 유영록 시장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앞으로 긴 항해를 위해서 대세에 의탁하거나 휩쓸리지 말고 민심과 민생에 몰입하는 실용적 면모를 보여줄 때만이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자브리핑에서 그간 시장 중심의 업무를 보아왔던 것을 앞으로는 국장과 과장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히고, 자신은 오직 지하철 9호선 연장과 시네폴리스, 신도시 분양 등 핵심 업무에 치중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보면 그간 민심의 수맥을 정교하게 포착하고 치밀하게 파고들었다고 볼 수 있다.
도의원 시절의 경험과 이력만으로 미확인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변화를 선택한 김포시민의 속내를 유영록 시장은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 동안 김포시가 신도시 발표 이후 아직까지 도시철도 같은 제몫조차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열패감과 도무지 변화의 기미를 찾기 어려운 정체된 리더십과 정치지형에 대한 피로감과 절망감이 판을 바꾼 지렛대 역할을 했다면 분명 유영록 시장의 등장은 지속가능한 창조도시를 만들어 낼 시대적 필연에 가깝다.
최근 유영록 시장의 시대 변화와 민심의 요구에 걸맞게 조직을 바꾸고 진용을 새로 짠 것에 대해 논란이 야기되는 데 대한 염려에는 변화의 눈을 만들고 시정을 혁신하는 것이야말로 유영록 시장의 탄생 배경이자 존재의 이유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중부일보 천용남기자(cyn@joongboo.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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