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가 이어지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포 주민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북을 자극하는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및 김포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다.
월곶, 통진, 하성 등 접경지역 주민들과 제정당시민사회 단체들은 3일 김포시청 정문 앞에서 ‘대북 전단 살포 중단’, ‘김포시 방지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주민들과 단체는 “연이은 대북, 대남 전단 살포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포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대중재단 김포시지회, 김포경실련, 김포교육자치포럼, 김포민예총, (사)김포여성의전화, 김포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김포시친환경학교급식출하회, 김포의병기념사업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김포지부, 민주평화김포시네트워크, 새날의집, 새여울21, 월곶쌀롱사회적협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포지회, 전국민주노점상연합 김포지역,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김포지회, 진보당 김포시위원회,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김포지회 등이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강현, 김계순, 정영혜, 유매희, 이희성 시의원과 진보당 김포시위원회 안재범 위원장 등 정당 관계자, 6.16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경기본부 박성철 집행위원장이 함께했다.
최병종 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한 두 해 지난 문제가 아니지만 현 정부 들어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알렸다.
조승현 김대중재단 김포시지회장은 “14년 전 남북간 긴장 상황에서 지자체와 경찰당국의 외면 속에 기독교 단체의 애기봉 등탑 저지에 나선 것도 주민들이었다”며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행정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오강현 김포시의회 부의장은 “대북 전단 살포 저지를 위한 순찰과 단속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며 김포시의 역할을 강조하고 “시민 안전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남북관계 자세 전향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재범 진보당 김포시위원회 위원장은 “시민들은 불꽃놀이에도 가슴이 철렁한 상황이다. 시민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것은 김포시장의 의무”라며 “적대와 전쟁이 아닌 상호 인정과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접경지역 주민들도 발언을 통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전달하고 김포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통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장선희 씨는 “얼마 전 대곶에서 불이 났는데, 소리와 화염에 놀란 주민들이 전쟁이 난 것 아니냐며 우와좌왕 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몇 해 전 연평도 포격사건이 김포에서도 발생하는 것 아닌가며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곶에 사는 교사 황윤길 씨는 “8년 전 월곶으로 이사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며 “앞으로 오물풍선이 아닌 폭탄이, 탄저균이 날아오지 않을까 두렵다. 이곳이 우리가족, 친구, 제자들이 함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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