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50만 김포시민 여러분! 김인수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진·양촌·대곶·월곶·하성 5개 읍·면과 구래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강민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선별적 복지이고,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 복지입니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재정이 적게 드는 점을,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국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서로의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복지정책 전문가들은 선별과 보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들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보편적 복지든 선별적 복지든 모두가 공공정책이 추구해야 할 목표이자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前) 정부는 보편적 복지에 더 힘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안 편성방향을 보면 ‘약자 복지’를 강조하는 기조가 강해졌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2022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보편적 복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에서 ‘복지는 가난한 사람에게만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에 42%의 응답자가 ‘반대한다’고 했고, ‘동의한다’의 비율은 35%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호, 찬반과 상관없이 보편적·선별적 복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해묵은 논쟁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앞서 말했듯 보편적 복지든 선별적 복지든 복지는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이고 의무이며,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기적으로도 이러한 논쟁으로 시민 복지시책을 중단하거나 머뭇거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국가 경제의 9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정부는 걱정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은 먹고살기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가구 실질 소득은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으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파도가 우리 경제를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내수 침체가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 저의 지역구인 학운산단에서 만난 중소기업 사장님들과 근로자들, 인근 상가주들은 이러다 거리로 나앉을 판이라며 긴 한숨을 내쉽니다. 구래동, 장기동, 사우동 상가에 공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건물마다 온통 임대문의 광고 투성이입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더니 건물주들조차도 힘겹다고 할 정도의 최악의 경제상황입니다.
경기연구원은 2021년 발간한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도입으로 소비 유출이 심각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지역사랑상품권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연구보고서’도 지역화폐 가맹점은 도입 후 월평균 매출액이 3.4% 늘어난 반면 비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0.4% 감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이러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포시는 김포페이 예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오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1인당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환산한 결과, 경기도 전체 평균 19만 7,340원의 14.2%에 불과한 2만 7,965원으로 도내 꼴찌 수준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전국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2022년 기준 30조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이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 이용 비율이 2년간 7% 상승했으며, 지역 내에서 과반 이상 소비하는 사람 비율이 20.5% 상승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말입니다.
산업진흥원 문제도 여전히 오락가락합니다. 경기도 내 두 번째로 많은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김포시는 기업지원 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도시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7월 학운산업단지 내 산업진흥원을 설립했으나, 김병수 시장은 산업진흥원 통폐합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소공인협의회에서는 이에 대해 시대의 요구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김포시는 2023년 산업진흥원이 요구한 노후생산시설 현대화 지원비 등 사업비 27억 6500만원을 해산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예산의 97.8%인 27억 500만원을 삭감해 버렸으며, 이에 더해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국도비 지원예산 32억 5000만원의 사업비마저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바 있습니다. 김포시가 이렇듯 산업진흥원의 예산과 역할, 기업지원정책을 대폭 축소하거나 포기하면서 김포대표산업 개발 및 육성, 기업현장 지원을 통한 경제활력화라는 시의 역할은 사라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지난 2월 김포시는 기업지원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 소상공인 운전자금 지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특례보증 등 기존 기업지원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선례를 답습하는 정책을 포장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현장에 나가 중소기업인들과 자영업자, 서민들의 아우성을 한마디라도 더 귀담아듣고 하루빨리 실질적인 지원정책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든, 선별적 복지든 그들이 먹고살 수 있게끔 해 달라는 것입니다.
9월 10일자 경향신문 기사 하나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말로는 ‘약자 복지’…행동은 예산 삭감”이라는 제목하에 이권 카르텔을 겨냥한다던 현 정부의 예산 삭감 ‘칼날’이 취약계층 복지 등 사회안전망 확대에 필요한 예산까지 난도질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사회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인 효율성 잣대로만 해선 안 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시민의 행복한 삶을 시정의 제일 가치로 삼겠습니다”
“‘김포의 내일’을 만드는 김포 경제인들은 김포를 지탱하는 ‘풀뿌리 경제’의 핵심입니다”
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시장님의 취임사 중 일부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고물가·고금리에 고통받는 지역경제, 서민경제를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2024년 예산안에는 효율성이라는 미명하에 피맺힌 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 없이 치열한 반성과 숙고의 결과가 녹아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경청하여 주신 동료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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